일본의 메시징 - 메일에서 라인까지

일본은 어떻게 네이버의 라인을 사용하게 되었나?

학교 주제탐구로 제출한 글을 블로그에 올립니다.

日本のメッセージ − メールからLINEまで

라인 로고[1]

일상을 넘어서 그냥 단어가 된 말, “카톡해!” 새 학년이 시작되면 단톡방이 만들어지고, 친한 친구들 사이에서도 개인톡, 또는 단톡방이 만들어진다. 그 방 안에서 우리는 여러 텍스트와 사진, 이모티콘까지 서로의 반응을 주고받는다. 한국에는 카카오톡이 있다면, 일본에는 거의 비슷한 위치의 라인(LINE)이 있다. 카카오톡이 무료 정책, 아이폰의 한국 보급과 잘 맞는 타이밍[2]으로 한국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것처럼, 한국의 네이버 소속이었던 라인은 어떻게 일본에서 일본 인구의 66%가 사용하는 메신저[3]로서 성공할 수 있었을까.

문자 대신 메일

케이온 메일[4]

카카오톡의 등장 전, 한국은 SMS(또는 MMS)로 문자를 송수신했다. 일본은 SMS가 도입은 되었지만, 주로 사용되지는 않았다. 2011년(헤이세이 23년)까지 통신사 간에 협약이 이루어지지 않아 다른 통신사와 SMS를 송수신할 수 없었고,[5] 일본 국내 휴대전화 보급률이 20%도 안되던 1999년[6]에 디지털 폰 그룹(현 소프트뱅크 모바일)에서 ‘스카이 워커’라는 메일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하며 여러 통신사에서 각자의 메일 서비스를 시작했다[7].

잠깐, 문자 이야기를 하다가 갑자기 왠 메일 이야기?라고 생각할 수 있다. 일본은 SMS 대신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이메일 규격을 수정해 만든 ‘캐리어 메일’을 사용한다. 우리가 휴대전화로 상대의 전화번호를 향해 문자를 보내는 것처럼, 일본에서는 휴대전화로 상대의 ‘메일 주소’를 향해 메일을 보낸다. 이런 메일 주소는 @naver.com, @gmail.com 같은 이메일 제공업체의 도메인이 아닌, @docomo.ne.jp(NTT도코모), @softbank.ne.jp(소프트뱅크 모바일) 등의 ne.jp로 끝나는 통신사 전용 메일 도메인을 사용한다.[8] 일본인들은 연락처를 교환할 때 서로의 전화번호 대신 메일주소를 물어본다. 일본에서의 ‘메일(メール)‘은 우리나라의 문자(SMS)와 같은 위치에 있다.

라인의 출현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카카오톡 보급 이후에 문자 메시지의 위상이 추락한 것처럼, 일본의 메일도 라인 보급 이후에 색이 바래기 시작한다.

때는 2011년 3월, 네이버 재팬이 두 번째의 일본 진출 시도도 실패임을 깨닫고 철수 준비를 하던 때였다. 일본에 엄청난 규모의 동일본 대지진이 일어났고, 지진으로 전화 회선이 두절됐다. 하지만 인터넷은 끊기지 않고 일본인들은 당시 보급되고 있었던 트위터를 통해 가족과 친구의 안부를 물었다. 네이버 재팬은 이를 보고 인터넷을 통한 통신 수단의 필요성을 깨달았고, 라인이 세상에 나오게 된다.[9]

후발주자 라인

라인 스탬프[10]

그렇다면 라인은 한국 기업의 앱이었지만 어떻게 일본에서 주력 메신저가 될 수 있었을까? 한국에서의 카카오톡처럼 ‘타이밍빨’이었을까? 먼저, 라인은 후발주자였다. 이미 시장에는 왓츠앱, 페이스북, 트위터 등의 해외 선발주자들이 있었고, 일본 내의 얼리어답터들은 이미 이들을 사용 중이었다. 하지만 해외 서비스들은 일본을 겨냥하고 만들어진 서비스가 아니었고, 일본에 현지화되어 있지 않았다.[11]

왓츠앱은 일본어로 번역되지 않았고, 유료 정책을 펼치고 있었다. 페이스북은 누구나 내 프로필을 보고 나에게 친구 추가 요청을 보낼 수 있는, 개방된 서비스다. 일본 내에서는 이러한 ‘개방됨’에 불편함을 느끼는 사람이 있었다. 트위터는 가족과 친구 간의 대화에는 적합하지 않았다.

게다가 그저 문자 메시지를 주고받을 목적이라면 앞서 말한 ‘메일’이 있었지만, 메일은 패킷 단위로 돈을 내기 때문에, 송신뿐만 아니라 수신에도 비용이 들었다. 과도한 스팸 메일이 수신되어 불편함을 겪는 일도 부지기수였다.

라인은 메일과 비교해서 여러 장점을 가지고 시작했다. 첫째, 간단한 텍스트를 전송할 수 있었다. 이메일이 그렇듯이 메일은 제목과 본문으로 내용이 나눠져 딱딱하고 사무적인 느낌을 준다. 대신 라인은 간단한 문장도 보낼 수 있어 가족과 친구간에 사용하기 편리했다. 둘째, 그룹 채팅이 가능하다. 한 사람이 한 사람에게만 보낼 수 있었던 메일과는 달리 여러 명이 있는 채팅방에서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셋째, 스탬프다. 스탬프란, 쉽게 말하면 카카오톡의 이모티콘이 바로 라인의 스탬프이다. 메일에도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그림 문자[12]가 있었지만, 자신이 좋아하는 캐릭터 등이 있는 스탬프로 감정 표현을 할 수 있는 것은 크나큰 메리트였다. 마지막으로 ‘읽음’ 표시였다. 라인은 1이 사라지는 카카오톡과 달리 ‘읽음’ 표시가 뜨는데, 역시 메일에는 없는 기능이다.[13]

이러한 장점들을 기반으로 라인은 자연스레 필수 메신저로 성장할 수 있었다.

라인, 생활과 밀접해지다

한 국가의 필수 메신저로 자리잡은 후에는 다른 사업으로 진출해나간다, 아마 이 원리는 보편적인듯하다. 중국의 위챗도, 우리나라의 카카오톡도, 이제 설명할 일본의 라인도 그러하다.

라인페이[14]

우리나라에는 카카오페이가 있듯이, 일본에는 라인페이가 있다. 라인페이는 모바일 간편결제 서비스인데, 카카오페이처럼 스마트폰으로 QR코드 결제를 하거나 카카오뱅크처럼 플라스틱 카드를 발급 받아 선현금 충전 후 결제할 수 있다. 라인과 야후! 재팬의 합병으로 더 점유율이 높은 야후! 재팬의 PayPay로 통합될 예정이다.

라인 망가[15]

웹툰, 하면 먼저 떠오르는 곳이 어딜까? 아마 네이버 웹툰 또는 다음 웹툰 둘 중에 하나일 것이다. 일본에는 라인 망가(LINEマンガ)가 있다. 라인 망가는 네이버 웹툰의 일본어 번역판과 일본 출판물의 전자책 서비스를 제공한다.

라인 헬스케어[16]

라인으로 원격 의료 상담도 할 수 있다. 바로 ‘라인 헬스케어’로. 비록 원격 상담인만큼, 환자의 증상만 듣고 병명을 진단한다던가, 처방을 내리지는 않는다. 고객의 상담 내용을 듣고 지금 즉시 병원을 가야할지, 어느 진료과로 가야할지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라인의 성장에 끝은 없다

전세계 어딜 보던간에 우리 생활과 메신저는 아직 떌래야 땔 수 없는 관계다. 그래서 거의 매일, 매 시간에 알림이 오고, 접속하게 된다. 메신저를 사용하는 이유는 ‘나와 대화할 사람이 있어서’이고, 이를 위해 사람들은 내 친구들이 많은 메신저를 이용하게 되고, 그렇게 메신저의 이용자는 또 증가한다. 우리나라의 카카오톡이 현재 그렇다. 카카오톡은 계속해서 국내 메신저 부동의 1위를 지켜오다 포털 사이트 다음과의 인수합병 이후 기술 대기업으로 우뚝 섰다.

옆나라 경쟁자를 보고 배운 것일까. 라인 역시 포털 사이트와 합병했는데, 카카오+다음과의 차이점이라면, 다음과 달리 1위 포털과 합병했다는 것이다. 바로 소프트뱅크 산하의 야후! 재팬과의 통합이다.[17] 이 통합 후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는 아직 모르지만, 한 가지는 확실하다. 라인은 지금보다 훨씬 더 성장한다는 것.

일본의 메신저는 캐리어 메일에서 라인이 되었고, 라인의 입지는 여전히 견고하다. 앞으로의 우리나라의 카카오의 행보와 라인의 행보를 옆에 두고 바라보면 한일 양국의 생활변화를 비교할 수 있지 않을까.


  1. 이미지 출처: 라인 웹사이트

  2. “카카오톡 성공 비결요? 실패해도 버티면 됩니다”

  3. LINE의 역사

  4. 이미지 출처: 애니메이션 케이온!

  5. 한국도 1999년 전까지 타 통신사로 문자를 보낼 수 없었다.

  6. 이동 통신(휴대 전화·PHS)의 연도별 인구 보급률과 계약 수의 추이

  7. 이해했다! SMS전송 서비스의 역사와 진화

  8. IT용어 사전 바이너리: 캐리어 메일

  9. 라인 신화의 밑천

  10. 이미지 출처: 라인 스토어 공지사항

  11. LINE은 어떻게 급성장했는가

  12. 우리가 사용하는 🎉에모지(絵文字)도 일본의 통신사 메일 그림 문자에서 시작되었다.

  13. 라인과 메일의 차이는?

  14. 이미지 출처: 라인 페이 소개 페이지

  15. 이미지 출처: 라인 망가 소개 페이지

  16. 이미지 출처: 라인 헬스케어 코퍼레이션 소개 페이지

  17. 정확히 말하면 합작회사 설립을 통한 경영 통합이다. 네이버 “소프트뱅크와 라인-야후재팬 경영 통합 합의”(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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